전세기 띄우고, 마스크 지원하고… ‘코로나19’ 팔 걷은 삼성

삼성이 ‘코로나19’로 글로벌 핵심 생산기지 셧다운(일시 폐쇄)과 소비시장 침체로 피해를 겪는 가운데도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안으로는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전세기를 띄우고 직접 외교전에 나서는 한편 밖으로는 마스크 생산 기업에 원자재 조달을 돕고 스마트 공장 기술 노하우를 전하며 상생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내에 마스크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앞장서 마스크 기부를 하거나 마스크 제조 기업을 지원하는 활동에 나서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성의 행보는 코로나19로 시름하는 상황에서 가뭄의 단비로 여겨진다. 해외에서 확보한 마스크 33만 개를 기부한데 더해 국내 마스크 제조기업들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정부 부처와 함께 실행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일부터 국내 3개 마스크 제조기업에 제조전문가들을 파견해 기존 설비로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하고 제조공정 개선에 나섰다. 이번 지원으로 마스크 제조기업 E&W와 에버그린, 레스텍이 생산량을 늘려 국내 마스크 공급 확대에 역할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은 앞서서도 중소기업들에 이 같은 생산성 향상 기술 노하우를 전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그 중 ‘화진산업’은 삼성전자의 전문가팀이 투입돼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냈던 마스크 생산기업 중 하나로, 이번 코로나19 사태 초기 극심한 마스크 품귀현상을 겪을 당시 정부가 주관한 마스크 노마진 판매 행사에 100만 개의 마스크를 공급하며 주목받았다.
마스크 공급 관련해 또 한가지 반가운 소식도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부가 지정한 해외 필터 공급업체와 구매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해 이를 전량 조달청에 납품하게 된 것이다. 마스크 2500만 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필터(멜트블로운) 53톤이 조만간 국내로 들어온다.
이처럼 삼성이 ‘구매대행’ 기업으로 나서 정부에 필터를 납품하게 되면 통상 6개월 이상 걸리는 수입 절차가 1개월 이내로 단축되며 빠른 시일 내에 국내 마스크 수급상황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필터 확보 과정이 정부와 대기업의 민관 협력이 힘을 발휘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녹록지 않은 상황을 마주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삼성의 주요 생산기지인 인도를 비롯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른 유럽(슬로베니아)과 남미(브라질)에서도 최소한 이달 말까지는 일시적으로 공장 폐쇄에 들어간다. 일주일 남짓한 기간이지만 추후 현지 상황에 따라 생산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로 확산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시장 곳곳에서 제대로 판매에 나설 수 없이 발이 묶이기도 했다. 스마트폰의 경우 지난 2월 초 가까스로 ‘갤럭시S20 언팩’을 예정대로 진행해 이제 한창 판매에 속도를 올려야 하는 시점인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체험매장이 잠시동안 문을 닫는 등 사정이 여의찮다.
삼성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해지고 있는 것도 부담되는 요소다. 최악의 경우 하반기까지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아 경제 위기와 소비 침체가 장기화될 리스크도 감안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도 지역사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받게되는 피해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솔선수범해 나서고 있어 재계의 새로운 모범 사례로 꼽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당장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위기에 전세기로 직원들을 급파하는 등 자구적인 노력책 마련에도 바쁜 삼성이 국가적 위기상황을 해결하는데 적극 뛰어드는 모습에서 기업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