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명에 지명을 안 쓰는 이유(1)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더 오래갈지 종잡을 수가 없다. 중국의 일이라며, 아시아의 문제라며 강 건너 불구경을 하던 구미(歐美) 국가들에게도 코로나19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었다.

이번 사태를 일으킨 바이러스의 정확한 이름은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2형(SARS-CoV-2)’이다. 처음에는 ‘2019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라 불렀다가 나중에 사스와 관련된 코로나바이러스로 판명된 후 이름이 새로 정해졌다.

‘novel(신종)’ 이란 수식어는 밝혀진 병원체가 신종 병원체가 아니고 기존에 이미 알려진 병원체로 새로운 감염병의 원인이 된 경우에 잠정적으로 붙인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람에게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불과했지만 2003년에는 사스(SARS)를 대유행 시켰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심각한 병을 일으킨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에도 ‘신종(novel)’ 코로나바이러스라고 불렸다가 나중에 이름은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라는 이름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이번 코로나19의 원인은 그 두 번째 형태인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2형(SARS-CoV-2)’이 병원체다.

SARS-CoV-2가 일으키는 감염병의 정식 명칭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이다. 이 병명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이 2019년 한 번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우려가 담겨있다. COVID-20, COVID-21, COVID-22 혹은 SARS-CoV-3, SARS-CoV-4, SARS-CoV-5의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는 2020년에도 이어지면서 2020년 3월 11일부터는 공식적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 되었다. 그 시작(공식적으로)은 101일 전인 2019년 12월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했다.

초기에는 ‘우한 폐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성 폐렴(NCIP: novel coronavirus-infected pneumonia)’ 등으로도 불렸다.

하지만 일부 언론이나 집단, 심지어는 의사들 중에서도 코로나19를 ‘우한 폐렴’이라 지칭하는 이들이 있다.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왜냐하면 WHO는 2015년부터 새로운 질병의 이름을 정할 때 지명(地名)을 쓰지 않기로 정했기 때문이다.

새로 발견한 것에 이름을 지어주는 것 즉, 명명권(命名權)은 전적으로 발견자의 몫이다. 대항해시대에 새로 발견한 땅도 그러했고, 과학 대발견의 시대에도 여전히 명명권은 발견자가 누릴 수 있는 신성불가침의 권리였다. 의학에도 유효해서 질병, 병원체, 시술법, 의료 기구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진찰법이나 자세까지도 발견자나 고안자의 이름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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