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멀리타기’ 기록을 7km 늘려준 첨단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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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메르크스(Eddy Merckx)는 자전거 역사에서 전설적인 선수이다. 1965년 프로 선수로 전향해 1978년 은퇴할 때까지 무려 525회의 우승을 차지했으며, 3대 도로 일주 대회(그랜드 투어) 종합 우승만으로도 투르 드 프랑스 5회, 지로 디 이탈리아 5회, 부엘타 에스파냐 1회를 기록했다. 그의 별명은 ‘식인종(The Cannibal)’이었다. 1969년 한 대회에서 팀 동료가 그의 활약을 딸에게 이야기하자, 딸이 의미심장하게 남긴 말에서 별명이 탄생했다.“그 벨기에 아저씨는 아빠에게 부스러기 하나도 안 남겼네요…그 아저씨는 식인종이에요.”[1]

메르크스는 1972년 가을 한 시간 동안 가장 멀리 타기에 도전했다. 흔히 뛰어난 자전거 선수임을 입증하는 세가지 지표로 3대 도로 일주 대회 중 하나 우승하기, 월드 챔피언십 우승하기, 한 시간 동안 가장 멀리 타기 신기록 세우기가 언급되는데, 그는 이미 1971년 말까지 지로 디 이탈리아 우승 2회, 투르 드 프랑스 우승 3회, 월드 챔피언십 우승 2회란 걸출한 기록을 거두고 있었다. 이제 선수로서 한 단계 더 오르기 위해서는 순수하게 신체 능력만 평가하는 것으로 여겨지던 한 시간 동안 멀리 타기 기록, 일명 ‘아워 레코드(hour record)’에 도전해야 했다.1972년 11월25일 아침 토스트, 햄, 커피, 치즈로 아침 식사를 마친 뒤 8시46분, 그는 60분의 대장정에 나섰다. 한 시간 뒤 그는 49.431킬로미터를 타며 많은 팬과 기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전 기록보다 778미터나 더 탄 기록이었다. 경주를 마친 직후 그는 너무 힘들었다면서 이보다 더 멀리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고, 다시는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기록은 한동안 깨지지 않았고, 49.431킬로미터는 인간 신체 능력의 한계치로 여겨졌다. 그럴 만도 했다. 다름아닌 ‘식인종’이 세운 기록이었으니까.